51일만의 첫 바깥 나들이

지난 12월 17일 아침 7시반 마취실에 누웠다.

 

잠시 졸았나 하고 깨어나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40분이다.

뭐야? 하는데 머릿속에서 수술했잖아! 어? 수술한거야? 벌써 끝났다고? 아니 잠깐 졸았는데??? 

 

그렇다. 수술도 그냥 수술이 아닌 큰 수술이었다

척추 2번부터 5번까지 내 등 10인치를 가르고 한 수술이다 

척추골을 잘라내고 디스크 일부를 빼내고 빈 자리에 물질로 채워 넣고 특수 합금으로 만든 브릿지 2개와 나사 4개를 박아 넣고 인공뼈로 감사는 유합 또는 융합술을 한 것이다.

 

사실 내가 허리 수술을 받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누구보다도 아웃도어를 즐겨하는 나 아니었던가?

한국에선 한라정맥도 완주 했고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며 다니지 안았던가!

 

그런 내가 왠 허리수술 그것도 일반 허리 수술 환자가 하는 1시간 이내의 수술도 아닌 마취시간 빼고 무려 4-5시간.의 수술을 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난 8년의 삶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성격이 뭘 하면 뿌리를 뽑는 성격이라 컴퓨터 앞에 한번 앉아 있으면 12시간 14시간씩 보낸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수술후 약해진 근육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허리에 무리가 가는지를 체득햤다. 

 

어느 한 근육이 조금만 약해져도 혼자서는 일어날 수도 없게 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절대로 의자에 1-2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마세요! 

허리 나갑니다.  훗날 후회하지 마세요!

 

허리 수술은 수술하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수술해서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 부터 통증과의 싸움이다.

 

특히 내 경우에는 남들보다 더 심한 원인 모르는 통증이 무려 52일째 되는 이 순간에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첫 30일 전후로는 높은 용량의 opioid 와 Morphin 같은 마약성 약물에 의지해 고통을 참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 약물들을 계속 먹고 싶었지만 내 의지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버틸수 있을 만큼의 통증이라면 모든 마약성 약물을 끊고 버티리라. 보통 통증 레벨은 0-10 단위로 매긴다. 나의 통증은 20에서 8까지 내려 왔을때 약물을 중단했다.

 

통증 7-8 만 되도 죽음이다. 간헐적 통증은 순간적으로 참아낼수 있지만 지속적 통증은 사람의 의지를 굴복시키고 만다 

 

내 경우에는 왼쪽 골반 부터 허벅지 그리고 무릎에 이르는 극심한 통증이었는데 결국 다리를 절단해 주세요! 라고 간청하는 극심한 통증이었다.

 

마약성 약물로 인하여 마약 중독자들이 왜 마약을 찾는지도 체험해 보았다. 그 기분은 마약을 맞아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일이다. 정 반대의 의미로 마치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여 천국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처럼 말이다.

 

하루 24시간 시침을 보며 분침을 보며 초침을 보면서 천장과 친숙해 지는 장장 50여일의 반 식물인간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첫 나들이를 한 것이다.

 

Piedmont park 수술 전에 잠깐 들러 야경 사진을 찍어 올렸었다. 그땐 그 공원 호수를 끼고 한바퀴 돌지를 못했었다.

 

그리고 어제 비록 등산 스틱을 붙잡고 걷긴 햤지만 호수 주변 한바퀴를 완주하였다.

 

이젠 열심히 재홣 운동을 통해서 근력 강화하여 바구니에담아 놓았던 콜로라도와 유타주에 있는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을 홀로 40여일의 여정으로 다녀올 예정이다. 늘 그랬듯이 이번 여정도 혼자와의 싸움을 통해 나 자신을 돌이켜 보는 시간으로 갖을 샹각이다.

 

아름답고 신비한 대 자연의 모습들을 사진기에 담아 이곳 아사동에 올리면 무조건 ㅊㅊ해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아사동 회원님들을 포함한 주변 많은 사람들의 기도로 인하여 하루하루 건강을 되찾아 감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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